아무 생각 없이 엔터만 치다 보니 직장 생활이 훌쩍 10년이 넘어가고 많은 분들 겪는 것처럼 저에게도 힘든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현타? 번아웃? 어떤 단어가 적합한 상황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단 하루 아니 한시간을 앉아 있는 것이 미치도록 힘들었습니다. 그 때 들었던 오만가지 생각 중에서 저를 강하게 사로 잡았던 질문은 '내가 만든 가치는 어디로 갈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세금은 기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그 중 하나의 분류 기준이 '직접세와 간접세'입니다. 뜬금없이 세금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당시 하던 일이 세금(관세)을 다루는 것이었다 보니 자연스레 연상하면 고민을 시작했었습니다. 간접세는 세금을 내는 사람(납세자)과 실제로 그 세금을 부담하는 사람(담세자)이 다른 세금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부가가치세입니다. A가 B에게 10만원짜리 물건을 팔 때 물건값 10만원에 부가가치세 1만원을 함께 청구하고 그 내역을 세금계산서에 구분 기재합니다. 그리고 A는 B로부터 받은 돈 중 세금 1만원은 세무서에 납부하는데 이 과정을 '세금이 전가된다'라고 합니다. A가 창출(부가)한 가치 10만원에 대한 부가가치세 1만원은 A가 내지만 실제로 B가 부담한 것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세를 간접세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창출한, 내가 만들어낸 가치는 어디로 전가되는 것일지 생각했습니다.
저도 일을 했고 무언가를 생산했으니까 만들어진 가치가 있을 것인데 그게 어디로 갈까 생각해본 것이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만든 가치는 1차적으로는 소속된 회사(대표님), 2차적으로는 고객사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고객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end user)에게 전가되고 있었습니다.
치기 어린 생각이지만 그 가치가 조금 더 나에게 집중되고, 조금 덜 소비적으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고급 자동차나 명품의 소비에 기여하기 보다 세계 평화나 지구 생태계에 기여하는 등 흔히 말하는 '좋은 곳'에 내가 만든 가치가 사용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 끝에 스타트업(바닥)으로 소속을 옮겼고 또 몇 년이 지난 지금 본격적으로 작은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첫 번째 기록을 자문자답의 형태로 남겨봅니다.
이름이 뭔가요?
서비스 이름은 히크로도스입니다. 라틴어 hic Rhodus로써 '여기가 로도스다' 라는 뜻으로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대사입니다.
내가 로도스 섬에 갔을 때 그곳에서 나는 누구보다도 더 높이 뛰었다네.
이 이야기는 이솝 우화의 한 장면으로 어느 허풍쟁이 청년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늘어 놓은 변명입니다. 이 말은 들은 어떤 사람이 그에게 외쳤습니다.
“Hic Rhodus! Hic saltus!
“히크 로도스! “히크 살투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라!”
주변의 상황을 탓하며 노력과 실행을 하지 않는 청년을 향한 따끔한 충고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상의 섬이 되기를 희망하는 뜻을 담아 이름을 붙였습니다.
손석희 앵커님이 소개한 영상을 보시면 더 와닿으실 것 같아 공유 드립니다 (JTBC 뉴스 브리핑 바로가기)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요?
지식의 경계를 넓히는 모든 활동을 표방하는데 우선은 Microsoft Excel & Power BI 교육, 컨설팅 서비스를 바탕으로 관련 컨설팅, 개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Udemy, 인프런을 비롯해서 다양한 Edu Tech 기업들이 좋은 교육 플랫폼 서비스 제공해주고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는) 엑셀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서비스가 없습니다. 엑셀이 필요하고 배우고 싶지만 막상 배울 곳이 마땅치 않거나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VOD 강의는 팬데믹이라는 엄청난 사건으로 인해 공급과 수요량이 크게 증가했으나 콘텐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여기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요?
개인적으로 엑셀 강의와 콘텐츠 제작을 한지 3년 가까이 되었지만 사업적으로 한적은 없었기에 그 동안의 것들을 잘 모으고 정리하는 과정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월 정도부터 느슨하게 준비를 시작해서 3월 말일을 기점으로 기존 회사와 업무 정리를 하고 4월부터 본격적인 시작에 들어갔고 아래와 같은 작업들이 진행되었습니다.
도메인 구입과 홈페이지 제작 : godaddy에서 도메인 hicrhodus.com을 구매하고, Notion으로 페이지를 만들어서, oopy로 웹사이트를 배포했습니다. 문외한인 영역이라 제작과 운영이 용이한 Notion을 선택했고 강의도 들으면서 oopy로 무사히 변환해서 도메인 연결까지 마쳤습니다. (홈페이지 바로가기)
로고 / 명함 제작 : 저에게는 블랙홀 만큼이나 미지의 영역이 디자인이다 보니 로고 제작도 즉시 전문가에게 맡기려고 했습니다만 준비하고 있는 정부지원 사업이 확정되면 디자인 비용도 지원받을 수 있기에 우선은 그냥 알파벳 그대로 표기해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으로 그대로 명함도 만들었습니다. 아마 앞으로의 메이커로그에 여러 번 등장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망고보드를 이용했습니다. 저같은 디자인 문외한에게는 정말 너무 사랑하고 존경하는 서비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계속되는 업데이트를 바라보며 나도 이렇게 서비스를 전개해야겠다 배우고 있습니다.
업무 시스템 구축 : Microsoft Outlook - Teams - OneNote - Planner - Sharepoint를 활용해서 업무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비록 지금 혼자 일하지만 언제 규모가 커지더라도 정보의 탐색이 용이하고 효율적인 협업이 가능한 시스템이 되기를 바랬습니다. 새로운 도메인(hicrhodus.com)을 Microsoft365 제품에 연결하고 아웃룩에 연락처와 일정을 범주와 함께 정제해서 셋팅하고, Teams에서 진행중 또는 진행 완료된 각종 프로젝트들(강의, 집필, 콘텐츠, B2B 서비스 등)을 팀으로 설정해서 Sharepoint 사이트를 구축하고 파일을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중장기적인 목표에 대해서 Planner에서 관리하고 단기적 할일을 Outlook에 삽입된 To Do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생산성 향상의 목적도 있지만 전 이 과정이 너무 즐거워서 놀이처럼 계속 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사내 뉴스레터도 발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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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프로필 : Facebook, Instagram, Linkedin 비즈니스 계정을 셋팅하고 최근에는 당근마켓에도 비즈니스 프로필을 만들었습니다. Microsoft 제품들에서 많이 그런 것처럼 저 역시 고객들이 있는 곳에서 가장 편한 방법으로 저희 서비스를 만나봤으면 하고 저희 콘텐츠를 소비했으면 하는 방향성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서 고객은 훗날 함께할 팀원분들을 포함하겠죠? 그나마 페이스북은 가장 오래 사용했고 (그래서 노인정 SNS라고도 불리지만) 익숙해서 어렵지 않지만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습니다. 도대체 사라지는 콘텐츠(스토리)를 왜 만드는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화목한 엑셀' 런칭 : 서비스를 전개하게 되면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오프라인 강의였습니다. 보통의 강사님들이 기업이나 기관, 학교의 섭외에 의해서 강의가 진행되는데 자발적으로 모집해서 강의를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의존적이지 않은 독립적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방향도 있지만 도대체 고객들이 뭐가 필요하고 뭐가 어려울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단 한 분만 신청해도 폐강하지 않고 진행할 생각인데 지원을 받게 된다면 강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하고 싶은게 또 하나의 바램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로그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바로가기)
첫 오프라인 클래스 '화목한 엑셀'
앞으로는 조금 더 짧은 주기로 서비스를 만드는 기록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